(신년기획특집7) 국내 철스크랩 산업 현황 및 비전

(신년기획특집7) 국내 철스크랩 산업 현황 및 비전

  • 철강
  • 승인 2018.01.0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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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신종모 jmshi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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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스크랩 제도 개선 여전히 ‘미흡’
업계 관련 인프라 확대 및 구축 시급
전문가 “철스크랩 강국 시기상조… 내부 문제부터 해결해야”

 국내 철스크랩 산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표준분류 개정(KSD),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등이 체계화 확립되지 않아 독립적 산업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오는 2027년 누계 철강축적량은 9억톤에 달할 것으로 보여 2025년 철스크랩 자급도는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우리나라 철스크랩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스크랩 수급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원가절감을 도모하기 위해 반드시 기준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철스크랩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역별·등급별 전문 철 스크랩 유통·가공업체 육성 및 거점별 철 스크랩 전문 가공시범공장 지정 운영이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철스크랩 가격의 급변동, 수급조절 시스템 부재, 유통의 비체계성, 검수 및 거래기준의 준수 미흡, 스크랩 품질 수준의 미흡으로 제강업계 원가상승, 효율적인 가격시스템 부재, 관련 인프라, 지원제도 미흡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돼 개선이 필요하다.

 ■ 철스크랩 산업 제도개선 ‘흐지부지’

 철스크랩 업계는 유용한 자원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환경부, 산업부 등 정부 중앙 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국철강협회 철스크랩위원회, 한국철강자원협회는 올해에도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으로의 환원, 폐자동차 파쇄잔재물(ASR) 처리방법 법률 상충 문제 등의 제도개선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가공·장비 산업 육성과 설비투자 정책금융 강화, 전문 가공산업으로의 규모화, 전문화 촉진, 산업단지 입주 활성화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부처에 상정한 이 같은 법안은 수개월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지금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실적적인 제도개선에 대한 기대감보다 오히려 절망감이 커진 상태다.

 그간 국내 철스크랩 산업은 철스크랩 수집, 가공, 유통체계를 구축하면서 한국 철강산업이 세계 5~6위권으로 성장 및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철스크랩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위원회, 협회 및 구성원간의 소통과 공감, 참여 그리고 제강사들과의 상생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제도 개선에 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다.

 ■ 철스크랩 제조업 복원이 가장 시급

 현재 철스크랩산업은 원료재생 및 환경복원업(대분류 E군)이 아닌 제조업(대분류 C군)으로 분류돼 있다. 철스크랩 업계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으로의 복원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지만 국내외 통계 재분류 기준 절차가 매우 복잡해 지난해 10차 개정에서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4~5년 뒤 있을 제 11차 개정까지 기다려야한다.

 현행 대분류 E군 중분류 38에서 같은 분류인 E군 중분류 40으로의 변경은 결국 제조업이 아니기 때문에 무의미하다.

 특히 E군에 그대로 존재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산업단지 입주 등에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업계는 제조업인 C군에 새로운 중분류로 금속가공원료 생산업(코드 34)을 만들어 분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주철 및 강 스크랩 분류기준(KSD 2101)’은 국가기술표준원이 정한 기준을 따르고 있통시장에서의 합리적인 거래기준으로 활용돼 왔으나 철 스크랩의 활용도를 저하시키는 등 실제 유통시 적용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제기됐다.

 당시 개정된 규격은 철스크랩을 생철스크랩, 노폐스크랩, 선반스크랩, 가공스크랩 등 4개의 대분류로 구분하고 4개의 대분류를 다시 26개로 세분화함으로써 유통시장의 현실성을 충분히 반영토록 했다.

 하지만 현재 철강제품의 합금·도금강 등의 생산비중 확대에 대응하는 표층불순물, 합금계불순물 등 성분 기준 추가가 필요하다. 또 철강투입 제품구조의 복잡화 등을 반영하는 부착불순물 분류 기준 정립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자원순환단지’ 확대 및 가공·정제 보상시스템 필요

 철스크랩 특성상 생활스크랩은 도시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입지제한에 걸리면서 외곽으로 몰려, 발생량이 현저히 줄었다. 국내 철스크랩 업체들은 건축법에 의해 주거, 상업지역에 대한 입지제한 문제로 인해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환경부 등 관계 부처도 이 부분의 해결책을 쉽게 마련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철스크랩 업계도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다.

 환경부는 “철스크랩 소상업체의 입지제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토부 건축법 개정을 건의해 ‘분뇨 및 쓰레기 처리시설’이 ‘자원순환 관련 시설’로 개정·공포되도록 했다”며 “국토부, 지자체, 업계와 협의회를 구성해 건축법 등 하위규정 개정안 마련 등 입지규제 완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는 “철스크랩 가공전문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철 스크랩 특화단지인 즉 ‘자원순환종합단지’의 확대가 절실하다”면서 “적정 규모의 집적지를 조성해 인프라 및 기반시설을 주요 거점에 조성해 인접지역 발생스크랩을 집적·가공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조성됐거나 예정인 산단·특화단지에 입주, 가공설비 투자·운영에 필요한 투자비용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이 필요하다”며 “특화단지, 부지구입에 대한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해주고 부지구입에 대한 세제지원을 산단 입주 기업에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철스크랩 가공비용 및 설비의 유지관리비용에 대한 적정 비용과 이윤의 보장이 필요하다. 가공설비를 보유한 전기로업체와 철스크랩업체 간의 경쟁구조, 납품후 감량조치는 가공설비의 가동유인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정 규모의 모재 물량 확보와 설비가동률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등급간 낮은 가격차이 및 설비신예화·대형화 투자 기업에 대한 유인·보상 시스템 부재 등이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정 규모의 모재 물량 확보와 설비가동률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설비·장비 구입 지원보다는 관련 산업의 발전에 대한 로드맵을 작성하고 기술개발과 산업화 주체 육성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철스크랩의 수집·분류·정제를 담당하지 않는 단순거래업체들이 늘면서 철스크랩 시장이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단순거래업체와 거래하는 전기로업체에 대해 철 스크랩 공급업체들이 집단적으로 판매거부하기도 한다. 또한 중국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부지와 설비를 보유한 주체에 대해서만 철스크랩 산업 진입이 허용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품질보증 미흡, 시장가격과 경영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어 부지·가공설비 미보유 납품상·거래상에 대한 거래중단 가시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철스크랩 검수기준의 일관성과 검수인력의 전문성 확보 우선시돼야하며 선납품·결제에 따른 가격 관련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더스트 처리비용의 분담과 감량조치를 일부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 2018년 철스크랩 수출 본격화

 중국은 오는 2020년경 철스크랩 소비량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세계 최대 철스크랩 수출국이 될 전망이다. 향후 10년 내 중국에서 막대한 분량의 철 스크랩이 추가로 발생한다면 전체 철 스크랩 축적량은 1인당 약 5톤, 약 70억톤에 달한다. 특히 조강생산 감소와 철강축적량 증가로 2020년과 2030년에는 각각 400만톤, 1,980만톤의 잉여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향으로 세계 최대 철스크랩 수출국인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 2009년 2,240만톤의 철 스크랩을 수출했지만 지난해에는 2009년 대비 42% 줄어든 1,300만톤의 철 스크랩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특히 중국의 빌릿 수출 증가로 미국은 수년간 철스크랩 수출이 급감했다.

 최근 중국이 자국 내 철스크랩을 한국, 일본 등지에 수출함에 따라 조만간 철스크랩 수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9월 철스크랩 수출은 전월대비 24% 증가한 50만8,000톤을 기록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수입량은 14만8,000톤을 나타냈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가 중국 철 스크랩 최대 수입국을 차지했다. 9월 중국은 인도네시아에 16만2,000톤의 철 스크랩을 수출했다. 뒤를 이어 태국(12만6,000톤), 베트남(6만8,000톤), 대만(3만9,000톤) 순이었다. 반면 한국은 1만700톤을 기록했다.

 또한 1~9월 중국 철 스크랩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812톤)보다 170,790.2% 증가한 138만6,900톤을 기록했다. 이는 월평균 11만5,000톤 수준으로 올해 중국 철 스크랩 수출은 약 140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해외 철스크랩 전문가는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중국 철스크랩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 철스크랩 수출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 내 철스크랩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추후 수출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중국은 2018년부터 철스크랩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2025년 이후 1,000만톤 이상 수출이 예상돼 세계 철스크랩 수출국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원료, 반제품, 제품 등 전방위 파상 공세를 펼칠 경우 세계 각국의 철강 산업의 생태계 흐름은 중국쪽으로 완전히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아베스틸과 현대제철이 지난해 중국 철스크랩 수입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스크랩이 주요 철스크랩 수출국인 미국, 일본, 러시아 등과 비교해 품질적인 면에서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이들 제강사들은 품질과 신용만 확실하다면 올해에도 중국 철스크랩 수입을 지속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 슈레더·길로틴 등 가공설비 필요하지만…

 현재 철스크랩업계는 자본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우위를 다투고 있다. 무엇보다 생존경쟁과 재편의 과정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제강사들이 품질위주로 구매패턴을 바꾸고 이를 엄격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어 철스크랩 업계의 체질개선은 불가피하다.

 현재 전기로는 에너지 비용 증가로 철스크랩 공급 및 가격 안정성이 미흡하다. 특히 국내 소비 철스크랩 중 23%가 수입이며 고급 철스크랩 공급은 부족한 상태다.

 길로틴, 슈레더 등 철스크랩 설비를 통해 저급 철스크랩을 고급화하면서 구매 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가공설비 보유시 철스크랩 물량확보가 유리하고 재고 관리 용이, 운반비용 절감, 거래 신뢰도 향상 등의 이점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철스크랩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동설비 도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선진 가공설비를 갖춘다 해도 관련한 제강사 구매정책 및 관련제도 그리고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득보다는 실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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