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철강, 경쟁을 넘어 상생 질서 세워야

한·중 철강, 경쟁을 넘어 상생 질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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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6.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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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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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강산업은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원료 가격 변동, 보호무역 확산이 겹친 구조적 전환기에 놓여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산업 흐름은 한국 철강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중국강철공업협회(CISA)가 밝힌 중국 산업의 현황과 과제는 한·중 철강산업 관계를 다시 점검하게 하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중국 철강산업의 가장 큰 과제는 여전히 수급 불균형이다. 공급은 강하지만수요는 약해졌고, 부동산 경기 조정으로 건설용 강재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제조업용 강재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감량 발전’과 생산 조절, 재고 감축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중국 철강산업이 양적 확대 중심의 성장에서 품질과 수익성 중심의 구조 전환 단계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CISA가 제시한 ‘삼정삼불요(三定三不要)’ 원칙도 주목할 만하다. 판매 가능한 물량에 맞춰 생산하고, 수익성을 기준으로 조업하며, 현금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거래하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영 지침을 넘어 시장 질서를 지키기 위한 자율 규범에 가깝다. 무리한 증산과 저가 판매는 개별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산업 전체의 가격 질서를 흔든다. 이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철강업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과제다.


한·중 철강산업은 경쟁 관계이면서도 밀접한 상호 의존 관계에 있다.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교역 규모도 크며, 원료·소재·가공·수요산업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한쪽 시장의 불안정은 다른 한쪽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반덤핑 조사와 수출 질서 관리 문제를 둘러싼 긴장도 이러한 현실을 보여준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대응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보호무역만으로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갈등의 확대가 아니라 질서 있는 협력이다. 우선 양국은 산업망 차원의 소통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원료 조달, 물류, 재고, 수급 정보에 대한 정례적 협의가 이뤄진다면 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녹색·저탄소 전환은 한·중 협력의 핵심 축이 돼야 한다. 철강은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수소 기반 제강, 전기로 활용 확대, 에너지 효율 개선, 오염물질 저감, 부산물 재활용 등에서 막대한 투자와 기술 축적이 요구된다. 양국이 기술 경험을 공유하고 공정 표준과 탄소 배출 측정 방식에 대한 논의를 확대한다면 글로벌 저탄소 전환 흐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철강 수요 창출에 협력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수요 구조가 부동산 중심에서 제조업, 인프라 개보수, 에너지 시설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강구조 건축은 건설산업의 공업화·친환경화·스마트화와 맞물려 양국이 함께 확대할 수 있는 분야다. 물론 협력이 경쟁의 중단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중 철강산업은 앞으로도 시장과 품목, 수요산업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경쟁은 무질서한 저가 경쟁이 아니라 품질, 기술, 탄소 대응력, 공급망 안정성을 중심으로 한 ‘관리된 경쟁’이어야 한다.


앞으로의 철강 경쟁력은 생산량이 아니라 수익성, 품질, 친환경성, 공급망 안정성에서 결정될 것이다. 한·중 철강산업이 공동의 위기를 인식하고 실질적인 협력의 틀을 구축한다면, 글로벌 철강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상생은 선택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선택을 구체적인 산업 전략으로 옮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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