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가능한사실 적용 방식도 문제 제기…열연·냉연 조사 확산 우려
예비판정 반박 의견 제출 예정…최종 판정 후 행정소송·WTO 대응도 검토
일본 정부가 한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GI)에 대해 생산자별로 최대 42.69%의 반덤핑 예비마진율을 산정한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예비판정의 덤핑률과 조사 절차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응에 나섰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예비판정에 대한 반박 의견을 제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의 예비판정에서 산정된 32.49~42.69%의 덤핑률은 실제 가격 흐름과 조사 과정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덤핑률 자체가 지나치게 높게 산정됐다는 지적이다. 일본 제소업체가 조사 개시 당시 주장한 한국산 덤핑마진은 10~20% 수준이었던 반면 일본 당국은 예비판정에서 생산자별로 32.49~42.69%의 덤핑률을 산정했다.
가격 흐름도 덤핑 판단과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조사 대상 기간인 2024년 국내 유통시장 내 용융아연도금강판 평균가격은 톤당 약 111만8,000원이었고, 일본의 한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 평균 수입가격은 약 116만7,584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수출가격이 국내 판매가격보다 약 4만9,000원 높은 상황에서 30~40%대 덤핑률을 적용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조사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철강업계는 일본 당국이 한국 기업들이 제출한 거래자료와 원가자료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은 반면 이용가능한사실(Facts Available)을 폭넓게 적용해 예비판정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이에 최종 판정 과정에서는 기업들이 제출한 자료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소명할 계획이다
최근 한일 양국이 정상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는 등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분위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번 예비판정이 양국 철강 통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한국 무역위원회는 일본산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에서 가격약속을 수락해 일본 기업들의 수출을 허용했고, 산업용 로봇 관련 사건에서도 덤핑률을 낮춰 적용하는 등 협력 기조를 이어왔다.
철강업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에 최대 40%를 웃도는 덤핑률이 산정된 점을 아쉽게 보고 있다.
더 큰 우려는 현재 진행 중인 한국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에 대한 일본의 반덤핑 조사다. 해당 품목의 대일 수출 규모는 용융아연도금강판보다 10배 이상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이번과 같은 조사 방식이 이어질 경우 국내 철강사의 대일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예비판정에 대한 반박 의견을 공식 제출해 사실관계와 덤핑률 산정 방식의 문제점을 적극 설명할 계획"이라며 "최종 판정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일본 법원을 통한 행정소송과 정부 차원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요청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