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체제서 핵심광물 회수율·생산능력 확대…트로이카 드라이브로 사업 다변화
2분기 영업익 5870억원…멀티메탈 사업구조로 106분기 연속 흑자
52년 축적한 제련 역량, 핵심광물·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으로 진화
고려아연이 금·은 가격 변동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며 52년간 축적해온 통합제련 경쟁력을 입증했다. 아연·연을 비롯해 금·은·동과 각종 희소금속을 하나의 통합공정에서 생산·회수하는 멀티메탈 사업구조가 특정 금속 시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갈륨·게르마늄 등 핵심광물로 생산 범위를 넓히고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신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기존 제련사업의 경쟁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연결하고 있다.
- 경영·기술·원료 경쟁력 결합…52년간 구축한 통합제련
고려아연의 경쟁력은 1974년 창업 이후 52년간 축적된 경영·기술·원료 경쟁력에서 출발한다.
창업주 최기호 선생은 국내 비철금속 산업 기반이 취약했던 시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제련사업에 뛰어들며 고려아연의 기반을 마련했다. 최창걸 회장은 초기 경영을 이끌며 조직과 재무 기반을 구축하고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졌다.
이후 최창영 명예회장은 제련공정 고도화와 기술 혁신을 주도했다. 특히 제련 잔재를 재처리하는 TSL(Top Submerged Lance)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이끌면서 부산물에 포함된 유가금속을 추가로 회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최창근 명예회장은 원료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했다.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련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광산과 자원개발 현장을 직접 찾아 원료 공급망을 확대했다.
경영·기술·원료 경쟁력이 결합하면서 고려아연은 아연·연 중심의 제련회사를 넘어 금·은·동과 희소금속까지 함께 회수하는 통합제련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의 멀티메탈 경쟁력도 이 같은 축적의 결과다.
- 핵심광물 회수 확대…‘트로이카 드라이브’로 신사업 확장
현 경영진은 선대가 구축한 통합제련 경쟁력을 기존 사업 고도화와 신사업 확대라는 두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 제련사업에서는 원료에 포함된 유가금속과 핵심광물의 회수율을 높이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고려아연 통합공정의 유가금속 회수율은 최대 96.5%에 달하며 핵심광물 회수율도 기존 60%대에서 80%대까지 높아졌다.
동 생산능력은 2028년까지 연간 15만 톤으로 확대하고 갈륨과 게르마늄 생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아연·연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핵심광물까지 생산 범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신사업에서는 2022년 제시한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가 중심이다.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자원순환을 3대 성장축으로 삼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호주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황산니켈·전구체·동박 등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한편 전자폐기물과 스크랩을 활용한 자원순환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기존 제련공정에서 핵심광물을 더 많이 회수하는 동시에 사업의 외연은 에너지·배터리 소재·자원순환으로 넓히는 구조다.
- 2분기 영업익 5,870억원…멀티메탈 사업구조가 실적 방어
고려아연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3,730억원, 영업이익 5,8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6%, 영업이익은 126.8% 증가했다.
귀금속 가격 약세에도 아연 가격 상승과 동 판매량 증가, 핵심광물 판매 확대 등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KZ트레이딩의 금속 판매 확대와 호주 SMC의 생산 회복, 페달포인트의 스크랩 처리량 증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특정 금속의 가격이나 수급 여건이 악화하더라도 다른 금속의 가격·판매량과 생산 효율, 부산물 회수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가 실적 방어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2분기 실적을 통해 106분기 연속 흑자 기록도 이어갔다. 반세기 동안 구축한 멀티메탈 사업구조와 기술 경쟁력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 온산서 쌓은 기술,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으로
고려아연의 통합제련 경쟁력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핵심광물 관련 회의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를 주요 공급망 구축 사례로 직접 거론했다.
미국에서는 고려아연의 제련기술과 현지 자원·산업 인프라를 결합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현지에서 아연·연·동과 함께 갈륨·게르마늄·인듐·안티모니 등 다양한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통합제련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미국이 핵심광물 공급망을 자국과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가운데 여러 금속을 하나의 공정에서 생산·회수할 수 있는 고려아연의 멀티메탈 기술이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고려아연의 지난 52년은 통합제련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쌓아온 과정이었다. 창업주가 제련사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선대 경영진이 경영·기술·원료 경쟁력을 구축했다면 현 경영진은 이를 핵심광물과 신사업, 글로벌 공급망으로 확장하고 있다.
반세기 동안 축적한 통합제련 역량에 핵심광물과 미래 신사업을 더하는 전략이 고려아연의 다음 50년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