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검색이 사라지는 시대, 우리 회사는 누구에게 보여지는가?

[전문가기고] 검색이 사라지는 시대, 우리 회사는 누구에게 보여지는가?

  • 철강
  • 승인 2026.07.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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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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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철강 엄정호 이사, “AI가 고객을 대신해 ‘검색하고, 비교하고, 구매하는’ 시대로 변화”

구글은 2026년 5월, AI 기반 검색 기능인 ‘AI Mode’의 월간 사용자가 10억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분기마다 검색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 구글의 설명이다. 우리가 30년간 익숙하게 써온 방식, 즉 검색창에 단어를 넣고 우선적으로 노출되는 유료 광고나 링크를 클릭하는 방식이 이제 기본값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신호다. 이 변화는 단순한 IT 트렌드가 아니라, ‘우리 회사가 시장에서 어떻게 발견되는가’라는 영업의 근본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 검색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검색은 이제 단어나 문장 같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파일·영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 중요한 변화는 결과 화면에서 일어난다. AI가 정보를 먼저 요약해 상단에 배치하고, 질문에 맞춰 표·그래프·비교 도구 같은 화면을 즉석에서 만들어 보여주면서, 기존의 웹사이트 링크들은 그 아래로 밀려난다. 이러한 흐름은 네이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 회사 홈페이지나 블로그가 잘 만들어졌느냐보다, AI가 우리 정보를 정확히 읽고 요약 결과에 포함시켜 주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사람이 클릭해 읽기 전에 AI가 먼저 읽고 요약해버리기 때문에, 사람은 더 이상 클릭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순히 사양을 나열한 콘텐츠, 이를테면 홈페이지나 기업 블로그, 뉴스, 칼럼은 AI가 한 줄로 요약해 버리는 순간 그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다.

■ AI가 구매까지 대신하기 시작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에이전트’다. 구글은 같은 발표에서 ‘유니버셜 카트(Universal Cart)’를 공개했다. 검색·유튜브·메일·SNS 등 어디에서든 상품을 담아두면, AI가 백그라운드에서 알아서 가격 할인과 재입고를 추적하고 가격 변동 이력까지 분석해 알려준다. 쿠팡 최저가를 추적하는 ‘폴센트’ 같은 앱을 구글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셈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호환성 점검 기능으로, 같이 사용하면 안되는 자재나 부품을 AI가 감지해 미리 경고해 준다. 소비재 사례로 시작하지만, 이 논리가 규격·강종·납기·최소주문량·상차 문제 등을 따지는 철강자재 구매로 옮겨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구글은 이를 표준화하기 위해 에이전트 전용 표준까지 제시했다. 상거래 공통 언어인 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와,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정해진 한도 안에서 안전하게 결제하도록 하는 AP2(Agent Payments Protocol)다. 여기에 사용자의 지시 아래 24시간 작동하는 개인 AI 비서까지 더해지면, 구매 담당자가 직접 인터넷에서 발품을 파는 대신 에이전트에게 견적·비교·발주를 위임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 철강·유통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제 경쟁의 출발선이 ‘영업력’에서 ‘데이터’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고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제품·재고 데이터를 구조화해야 한다. 규격, 치수, 강종, 재고 수량, 납기 데이터를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두면, 고객이 비교하기도 전에 AI 에이전트가 우리 회사를 후보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형화된 데이터가 곧 노출 경쟁력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가졌더라도 AI가 읽지 못하면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이는 지금 홈페이지나 블로그조차 없는 기업이 인터넷 검색에 노출되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편 AI가 요약하지 못하는 ‘가치’는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단순 정보는 무료 AI 검색으로 대체되는 시대인 만큼, 반대로 현장 경험과 거래 신뢰, 빠른 대응, 문제 해결 능력처럼 데이터로 정형화되지 않는 영역은 그 자체로 가치를 갖는다. 물론 그 가치도 온라인으로 잘 풀어내야 진정한 경쟁력이 된다. 따라서 기업이 생산하는 콘텐츠와 영업의 무게중심을 그쪽으로 옮겨야 한다.

이처럼 AI가 콘텐츠를 만들고, AI가 그것을 요약하며, AI가 고객을 대신해 행동하는 구조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이 변화의 본질은 ‘검색 엔진의 업데이트’가 아니라, 우리 회사가 시장에서 발견되고 선택되는 ‘영업 방식의 재편’이다. 기술의 세부 사항은 IT 부서나 외부 업체에 맡겨도 되지만, “우리 회사는 AI에게 잘 읽히고 있는가”라는 질문 만큼은 조직 스스로가 고민해야 한다. 검색창이 사라지는 시대에, AI에게 발견되지 못하는 기업은 곧 온라인에서 잊혀지는 기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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