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려용접봉, 잠수함 압력선체용 용접재료 국산화 성공…핵심 방산소재 자립 기반 확보

[단독]고려용접봉, 잠수함 압력선체용 용접재료 국산화 성공…핵심 방산소재 자립 기반 확보

  • 철강
  • 승인 2026.09.07 08:21
  • 댓글 0
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SS용 용접재료 5종 개발 완료·수중폭파 변형시험 통과

잠수함 핵심 소재 자립 기반 확보…국내 시험 인프라도 구축

고려용접봉이 그동안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던 잠수함용 압력선체 용접재료의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내 방산 소재 기술 자립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국내 조선·방산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을 독자 설계·건조해 왔으나, 잠수함 압력선체에 적용되는 핵심 용접재료는 전량 해외 제품에 의존해 왔다.

고려용접봉은 최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공동으로 추진한 ‘잠수함(KSS)용 압력선체 용접재료 5종 국산화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특히 독일 해군 함정 건조규정(BV1050)을 기준으로 실시한 수중폭파 변형시험(EBT, Explosion Bulge Test)까지 모두 통과함에 따라, 국내 잠수함 핵심 소재 분야의 국산화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잠수함 압력선체용 용접재료. (출처=고려용접봉)
잠수함 압력선체용 용접재료. (출처=고려용접봉)

고려용접봉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단순한 용접재료 개발을 넘어 우리나라 잠수함 산업이 설계와 건조는 물론 소재 개발 및 성능 검증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체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 극한 환경 검증한 수중폭파 변형시험도 통과

잠수함은 일반 수상함과 달리 수백 미터 수심에서 발생하는 높은 수압을 견뎌야 하는 특수 구조물이다. 이에 따라 압력선체에는 고장력강뿐만 아니라 용접부의 성능 확보가 필수적이다. 선체 곳곳에 수십만 개 이상의 용접부가 적용되는 만큼, 용접부의 품질이 전체 구조 건전성을 좌우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압력선체용 용접재료는 초고강도 특성과 함께 저온 충격인성, 피로수명, 균열 저항성, 수중폭발 충격 저항성, 장기 부식 안정성 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 같은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관련 기술은 그동안 독일, 미국, 일본 등 일부 방산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이번 개발의 가장 큰 성과는 소재 개발 자체를 넘어 실제 운용 환경을 가정한 폭발시험을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수중폭파 변형시험은 일반적인 인장시험이나 충격시험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용접부의 극한 성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검증 절차다.

수중폭발 발생 시 구조물은 충격파(Shock Wave)와 버블 펄스(Bubble Pulse)로 인한 강력한 동적 하중을 받게 되며, 이 과정에서 용접부에는 대규모 소성변형과 복합 응력이 집중된다. 시험에서는 폭약을 단계적으로 폭발시켜 용접부의 변형 능력과 균열 발생 여부, 두께 감소율, 구조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 실전 적용 가능한 수준의 기술 신뢰성 확보

고려용접봉이 개발한 잠수함용 압력선체 용접재료 5종이 이번 시험을 모두 통과했다는 것은 실제 잠수함 운용 환경에서도 충분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현장 적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 성숙도가 확보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국내 시험·평가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사업 초기에는 관련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기반이 부족해 해외 시험기관 활용이 검토됐으나, 비용 및 일정 부담은 물론 보안과 접근성, 국제 방산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했다.

이에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해군 등 관계기관의 협력을 통해 국내에서 수중폭파 변형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개발된 용접재료에 대한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특히 해군의 지원 아래 진해 웅동지역에 관련 시험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향후 동일 시험을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업계는 해당 인프라가 향후 잠수함뿐만 아니라 수상함, 해양 무기체계, 방산 소재 등 다양한 국방 분야의 구조 안전성 평가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R&D에서 수출까지 연계 지원체계 필요”

한편 고려용접봉은 수중폭파 시험과 같은 고난도 검증 체계를 특정 과제의 일회성 성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별 기업 단독으로 구축이 어려운 시험 설비인 만큼 국가 차원의 상설 시험·평가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영락 고려용접봉 부사장 겸 전략부문장·해외사업본부장은 “잠수함용 용접재료를 국가 전략기술로 관리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압력선체용 용접재료를 비롯해 특수강, 용접장비, 자동용접 시스템까지 국산화 범위를 확대해 소재·부품·장비 자립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을 통해 확보한 수중폭파 변형시험 경험을 바탕으로 상설 시험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공인 시험시설로 발전시켜 국내 방산기업이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한국선급(KR), 국방기술진흥연구소, 해군, 조선소 및 소재기업 등이 참여하는 잠수함 용접기술 협의체를 구성해 기술 표준과 인증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방산 핵심 소재의 시험·평가는 개별 기업의 부담이 아닌 국가 방산 인프라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 지원을 통해 시험시설을 구축하고 군·연구기관·기업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과 독일 등 주요 방산 선진국의 시험·인증 획득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며 “해외 시험기관과의 협력 채널 구축, 시험·인증 비용 지원, 해외 규격 정보 제공 등을 통해 국내 소재기업의 글로벌 방산 공급망 진입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 국내 시험·평가 결과에 대한 국제적 상호 인정 기반을 확대하고, 대한민국의 시험·평가 기준과 시설이 글로벌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국산화 과제 선정 단계부터 적용 무기체계, 국내외 시험·인증, 수출시장 및 글로벌 공급망 진입 전략까지 연계하는 ‘R&D-to-Export’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