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관세 시행 이후 중국산 HGI 한국향 판매 움직임 구체화
기존 GI 사용 영역까지 박물화…냉연업계 “원판·제조공정 확인 필요”
중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GI)에 대한 반덤핑 규제가 시행된 이후 중국 철강업체들의 열연 소재 기반 용융아연도금강판(HGI) 한국향 판매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기존 냉연 소재 GI가 주로 사용되던 박물 영역까지 HGI 오퍼가 내려오면서 지난 6월 잠정덤핑방지관세 시행 당시 제기됐던 HGI 사각지대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철강업체들은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HGI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두께 0.8㎜ 수준의 박물 제품까지 한국향 오퍼에 포함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중국산 HGI의 한국향 신규 오퍼가격은 일반 규격 기준 톤 당 640달러대로 알려졌다. 박물 제품은 두께에 따른 엑스트라가 붙으면서 톤 당 70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HGI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중국산 아연 및 아연합금 표면처리 냉간압연 제품에 잠정덤핑방지관세가 적용되면서부터다.
현재 반덤핑 조사대상 물품은 열간압연 평판압연제품을 냉간압연한 뒤 아연 또는 아연합금으로 표면처리한 두께 4.75㎜ 미만 제품이다. 일반 GI를 비롯해 갈바륨강판(GL), 아연·알루미늄·마그네슘도금강판(ZAM), 컬러강판 원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HGI는 열연강판을 냉간압연하지 않고 직접 용융아연도금해 생산한다. 이에 현행 조사대상 제품 정의만 놓고 보면 실제 열연원판을 사용한 HGI는 냉간압연 기반 도금제품과 차이가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특히 국내 냉연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제품 두께다. KS D 3506에 따른 국내 제품 규격에서는 열연원판을 사용하는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적용 표시두께가 1.2㎜ 이상으로 제시돼 있다.
반면 최근에는 기존보다 얇은 0.8~1.0㎜ 수준의 중국산 HGI까지 한국향 판매에 나서면서 기존 냉연원판 GI와의 경계가 한층 좁아지고 있다.
HGI가 박물화할수록 기존 냉연원판 GI와 수요 영역이 겹칠 여지도 커진다. HGI와 GI의 용도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강관과 건설·강건재 등 일부 분야에서는 대체 사용이 가능한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냉연업계에서는 1.2㎜ 미만 중국산 제품이 HGI로 판매될 경우 제품 명칭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된 원판과 제조공정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냉연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기존 HGI보다 얇은 제품까지 한국 시장에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HGI라는 제품명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제 열연원판을 사용한 제품인지, 어떤 생산공정을 거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두께가 1.2㎜ 미만이라는 사실만으로 해당 제품이 HGI가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KS 적용범위와 해외 제조사가 적용하는 규격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실제 제품의 성격은 품질검사증명서(MTC)를 비롯한 원판 이력과 제조공정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에 중국산 박물 HGI 판매가 확대될 경우, 반덤핑 규제의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열연원판으로 생산한 HGI가 기존 냉연도금재 시장을 대체할 경우 현행 반덤핑 규제 아래에서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한편 중국산 아연 및 아연합금 표면처리 냉간압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는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무역위원회는 지난 4월 예비 긍정판정을 내리고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에 22.34~33.67%의 잠정덤핑방지관세 부과를 건의했으며, 잠정관세는 6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적용되고 있다.
최종판정은 당초 일정대로라면 9월 중 나올 예정으로, 최종 조치의 대상 범위와 제품 정의가 HGI 유입 확대 국면에서 어떤 기준으로 적용될지에도 업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