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위주의 중장비·농기계 부품 시장, 경쟁력 확보 위해 중국산 저가 소재 사용 불가피”
“중소 부품업계·수입업계·유통업계 의견 수렴해 중기부 장관에 건의, 최종판정에 반영”
중소 단조업계와 기계부품업계, 수입업체와 중소 유통업체들이 중국산 봉강에 대한 예비판정이 국내 부품산업과 중장비 및 농기계산업 등에 타격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신임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대응책을 건의하기로 했다.
지난 9월 17일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위원장 이재형)는 ‘제477차 무역위원회’를 개최하여 중국산 봉강에 대한 예비판정을 실시하고,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무역위원회는 조사 대상 업체인 중국의 다예스페셜스틸, 장수용강, 진텅 등 3개사의의 봉강에 25.08~27.96%의 잠정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의했다. 동 사건은 내년 2월 최종 판정할 예정이다.
무역위원회의 예비판정이 나온 후 중소 단조업계와 기계부품업계는 물론 중국산 소재 수입업체들과 중소 유통업체들은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이사장 강동한) 장영호 전무는 "현재 단조업계에서 중국산 봉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가 단조산업을 포함한 중소 부품산업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의견을 수렴 중이다. 그리고 중국산 소재 수입업체들은 물론 중소 부품업계에 소재를 공급하는 유통업체들 또한 부품업계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호 전무는 "현재 부품업계와 수입유통업계에서는 무역위원회의 예비판정이 나온 이상 무역위원회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중소 부품산업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이소영 장관에게 업계의 현실을 설명하고 대응책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품업계 등에 따르면 수요산업별로 소재 활용에는 큰 차이가 난다.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동차산업의 경우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산 소재 사용을 강제하는 데다 소재 가격을 납품단가에 적기 반영하기 때문에 중국산 소재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는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중국산 수입재를 주 소재로 사용해 온 중장비 및 농기계산업의 경우 국내는 물론 수출시장 모두 가격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중국산 봉강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부품업계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산 소재 사용이 강제된 자동차산업과 달리 중장비 및 농기계, 기계설비 부문의 경우 국내 수요업계는 물론 외국 수요업계 또한 소재 사용을 제한하지 않고 진입장벽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국내 부품업계와 중국 부품업계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인건비와 산업용 전기요금, 물류비용 등 전반적인 제조원가가 훨씬 높은 상황에서 기술력 만으로 극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가격 위주로 형성된 시장에서 국내 중소 부품업계에서는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중국산 봉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무역위원회의 예비판정대로 중국산 봉강에 대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내 부품업계는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으며, 이들의 주요 수요처인 중장비 및 농기계, 기계설비 부문의 경쟁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완제품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부품 대신 중국산 부품 채택을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중국산 부품 수입 증가로 이어지면서 국내 부품산업의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수입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 봉강시장의 경우 압연업체들도 있지만 사실상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의 독점시장으로 볼 수 있다. 즉,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반덤핑 관세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것은 세아그룹인 것이다. 물론 국내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의 안정화를 위해 중국산 수입재의 과도한 시장 잠식을 막아야 한다는 제조업체들의 의견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산 소재와 중국산 수입재 간에 상당한 가격 차이가 존재하며, 중소 부품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중국산 소재 활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향후 중기부에 이와 같은 현실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비판정 이후 중소 부품업계는 물론 수입유통업계 또한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조조합 장영호 전무는 “중소 부품업계와 수입유통업계 모두 중국산 저가 수입재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이는 국내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대응이다. 아직 최종판정까지는 시간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조합에서는 중소 부품업계와 수입유통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중기부 이소영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에서 국내 부품산업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중소 부품산업계가 봉강 제조업체는 물론 완제품 업계가 모두 공존하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