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태양광 의무화로 전국 단위 신규 시장 형성
수십년 사용할 공공 인프라인데 품질 검증 체계는 미비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치 의무화가 본격화하면서 구조물 검증 공백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 전국 수천 개 공공시설이 태양광 설치 대상으로 편입되는 가운데 수십 년간 사용될 구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검증할 제도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의 공영주차장 태양광 의무화 정책에 따라 전국 단위 신규 시장이 형성되고 있지만, 태양광 구조물에 대한 품질 검증 체계와 관리 기준은 여전히 제도 정비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사업 확대 속도에 비해 구조물 관련 기준 마련이 뒤처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 공영주차장 태양광 의무화…전국 수천곳 신규 시장 열린다
앞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을 추진했고, 관련 개정안은 2025년 5월 공포돼 같은 해 1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의무 대상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설치·운영하는 공공·공영주차장이다. 주차구획 면적 1,000㎡ 이상 시설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승용차 약 80면, 약 302평 규모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설치 기준도 적지 않다. 유효 주차구획 면적 10㎡당 1kW 이상의 설비를 구축해야 해 사실상 최소 100kW급 태양광 설비가 들어가게 된다. 정부는 재정·금융 지원을 병행하며 사업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가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전국 수천 곳 규모의 신규 시장이 열리게 됐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50면 이상 공영·민영주차장은 7,994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공공부문이 운영하는 일정 규모 이상 시설만 추려도 수천 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 검토와 계획 수립이 진행되면서 시장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영주차장 태양광 의무화는 단순한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전국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관련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면서 향후 수년간 시장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수십년 사용할 공공 인프라…구조물 검증 체계는 제자리
문제는 이와 같은 시장 확대가 구조물 검증 체계 정비보다 앞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영주차장 태양광은 단순한 발전설비가 아니라 차량과 이용객이 상시 통행하는 공간 위에 설치되는 공공 인프라다. 한 번 설치되면 20~30년 이상 사용되는 만큼 구조물의 안전성과 내구성이 중요하지만 관련 기준 정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접속함 등 주요 설비에는 KS 인증 체계가 적용된다. 반면 태양광 구조물을 구성하는 기둥과 보, 거더, 마운팅 레일 등 하부 구조물은 별도 전용 KS 인증 품목이 없는 상태다.
현장에서는 건축구조기준(KDS)을 준용해 구조 안전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태양광 구조물용 소재의 내식성과 장기 내구성, 환경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공영주차장 태양광은 일반 민간 설비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운영·관리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안전성 확보 중요성이 더욱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과 이용객이 상시 통행하는 공간 위에 설치되는 만큼 구조물 품질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공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영주차장 태양광 구조물은 한 번 설치되면 20~30년 이상 사용되는 시설이다. 태풍과 강풍, 폭설 등 외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물론 차량과 이용객이 상시 통행하는 공간 위에 설치된다. 초기 설치비보다 장기 내구성과 유지관리, 안전성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공공시설에 적용되는 구조물은 안전성과 내구성 자체가 검증 대상이 돼야 한다"며 "사업 확대에 앞서 이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부터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통계도 없다…삼원계 강판 관리 사각지대
문제는 구조물 검증 체계뿐만이 아니다. 공영주차장 태양광 시장 확대와 함께 사용량 증가가 예상되는 삼원계(ZAM) 고내식 도금강판 역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HS코드 체계에서는 삼원계 강판이 갈바륨(GL) 등과 함께 '기타도금강판' 항목으로 분류된다. 이에 실제 삼원계 강판이 얼마나 수입되고 있는지, 어느 국가산 제품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별도 통계로 확인하기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삼원계 강판은 태양광 구조물과 케이블트레이, 각종 옥외 구조물 시장을 중심으로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통계 체계로는 실제 시장 규모와 수입 흐름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일부 공영주차장 태양광 프로젝트에서는 구조물 성능과 내구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기준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양한 자재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조물 전용 기준과 통계 체계가 모두 미비한 상황에서 실제 적용 규모와 품질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어떤 자재가 얼마나 사용되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 인프라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안전 기준뿐 아니라 통계와 관리 체계도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공시설에 적용되는 구조물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