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委, 中 봉강에 25.08~27.96% 잠정덤핑방지관세 추진
H형강 기존 반덤핑 조치 5년 연장도 건의
정부가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조치를 5년 연장하고, 중국산 봉강에는 최대 27.96%의 잠정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경영위기가 심화되면서 무역구제 조치도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위원장 이재형)는 9월 17일 ’제477차 무역위원회‘를 개최하여 중국산 H형강(최종판정)과 봉강(예비판정) 덤핑조사 2건과 불공정무역행위조사 1건, 총 3건을 심의·의결했다.
중국산 봉강에 대한 예비판정에서는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무역위원회는 조사 대상 업체인 중국의 다예스페셜스틸, 장수용강, 진텅 등 3개사의의 봉강에 25.08~27.96%의 잠정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의했다.
봉강은 자동차, 건설 중장비, 조선, 베어링, 산업기계 등의 부품 제조 등에 활용되는 것으로, 올해 2월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이 덤핑조사를 신청했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이 반덤핑 조사를 요청한 이유는 중국산 봉강의 수입 증가와 가격 하락으로 인해 세아를 포함한 국내 특수강봉강 업체들의 판매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국내 연관산업의 경영위기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산 특수강봉강 수입 물량은 지난 2022년 45만 톤가량이었으나 2024년에는 67만 톤으로 50%나 급증한 바 있다. 중국산 수입 물량은 국내 특수강봉강 전체 수입 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산 수입 물량의 증감 여부가 수입 물량 전체를 좌우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산 저가 수입재의 국내 시장 잠식이 심화되면서 국내 특수강봉강 업체들의 수익성이 하락했고, 이는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실제로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의 2024년 매출액은 모두 10% 이상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0~90%가량이나 급감했다. 그리고 동일산업 등 규모가 작은 중소 압연업체들의 경우 매출액만 감소한 것이 아니라 영업이익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무역위원회는 국내산업이 중국산 철강제품의 덤핑 판매로 인해 실질적 피해를 받은 것으로 예비 긍정 판정하고, 조사기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국내산업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25.08~27.96%의 잠정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재경부장관에게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동 사건은 내년 2월 최종 판정할 예정이다.
또한 H형강 덤핑조사는 2차 종료재심사 건으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지난해 9월 재심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같은 해 12월 조사에 착수했다.
무역위원회는 2021년 3월 30일 이후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덤핑방지조치(28.23~32.72% 관세 부과 및 가격 약속) 종료 시 덤핑 및 국내산업피해 재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최종 긍정판정하고, 향후 5년 간 라이우스틸, 르자오스틸 2개사에 대해 가격 약속을 시행하고 기타 공급자에 대해서는 28.23~32.72%의 덤핑방지관세 부과 연장을 재정경제부장관에게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국내 업체들이 반덤핑 조치 연장을 요구한 이유는 과거 중국산 제품의 급격한 유입이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은 반덤핑 조치 직전인 2014년 73만 톤에 달했다. 이후 2015년 53만 톤, 2016년 35만 톤, 2017년 14만 톤, 2018년 2만 톤으로 감소했다.
반덤핑 조치 이후 국내 H형강 시황도 개선됐다. 무역위원회가 공개한 무역구제 사례에서 현대제철은 관세와 가격 약속 시행 이후 가격 경쟁이 정상화되고 내수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위원회는 이번 재심에서도 기존 조치를 종료할 경우 덤핑과 산업 피해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무역위원회의 이번 판정에 대해 품목별로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미 중국산 수입 물량이 크게 감소한 H형강 제조업체들과 수요가들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에 봉강에 대한 예비판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그동안 예비조사 과정에서 특수강봉강 제조업체들은 국내 산업 생태계 강건화를 위해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중국산 수입재를 주 소재로 사용해 온 중장비 및 농기계용 단조품 제조업체들과 중소 기계부품 제조업체들은 수요업계가 가격 위주로 부품을 구매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수입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부품업계의 가격 경쟁력 약화를 주장해 왔다.
실제로 부품업계 일부에서는 “그동안 중국산 봉강 위주로 수입되던 것이 반덤핑 관세 부과로 국내 부품업계의 가격이 상승하여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소재 가격의 상승에 따른 부품 가격 상승은 이들의 주요 수요처인 중장비 및 농기계 부문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 부품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이후에는 중국산 부품 수입 증가로 이어지면서 국내 부품산업의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또한 국내 메이커들의 대리점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수입재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국내 부품 관련 공급망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