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한국비철금속협회 상근부회장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은 ‘폐기물도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되새기는 날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질문은 “얼마나 많이 모았는가”에서 “되찾은 자원의 가치를 얼마나 오래 지켰는가”로 나아가야 한다.
알루미늄은 이러한 전환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소재다. 사용 후에도 반복해 재활용할 수 있고, 재활용 생산에는 새 알루미늄을 만드는 데 드는 에너지의 약 5%만 필요하다. 버려진 캔을 다시 캔으로 만드는 ‘캔투캔’과 같은 닫힌고리 순환이 확대될수록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적극적인 분리배출과 제도적 노력에 힘입어 알루미늄 캔 회수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높은 회수율만으로 순환경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회수된 자원이 이물질 등으로 품질을 잃거나 본래보다 낮은 가치의 용도로 사용되면 순환의 고리는 짧아진다. 이제는 수거량과 함께 재생원료의 품질과 최종 용도까지 살펴야 한다.
한국비철금속협회는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정책 발굴, 통상 대응 등을 수행하는 산업단체다. 협회 내 알루미늄위원회도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동 현안 해결을 위해 고품질 재활용과 재생알루미늄 확대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특정 업계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원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국내 제조업의 저탄소 경쟁력을 높이는 공익적 과제다.
정책도 ‘재활용했는가’에서 ‘얼마나 가치 있게 순환시켰는가’로 정교해져야 한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의 평가와 지원에 품질과 최종 용도, 탄소감축 기여를 폭넓게 반영하고, 선별·재활용 현장의 품질 개선과 설비 투자를 뒷받침해야 한다. 수요처와 공급자가 합리적인 기준을 공유하고 품질 향상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투명한 거래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정부·지자체·산업계·재활용업계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협력의 틀 역시 필요하다.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캔의 내용물을 비우고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작은 실천이 고품질 순환의 첫걸음이다. 산업계는 재생원료 사용과 기술혁신을 확대하고, 정부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준과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자원순환 선진국의 기준은 더 이상 수거율에만 머물지 않는다. 회수한 자원을 얼마나 높은 가치로, 얼마나 오래 순환시키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다.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이 ‘많이 모으는 순환’을 넘어 ‘가치를 지키는 순환’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