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포스코 노사 갈등이 빚어낼 철강 공급망 위기

[대장간] 포스코 노사 갈등이 빚어낼 철강 공급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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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8.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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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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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찜통으로 만든 폭염보다 더 답답한 상황이 철강시장에서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 노조의 사상 첫 파업 가능성 때문이다.

일단 시간은 오는 18일까지로 넘어가며 한숨은 돌렸다. 최근 포스코노동조합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기간 연장 권고를 수용했고, 노사는 오는 18일 최종 조정회의까지 집중교섭을 이어가게 됐다. 다만 이번 연장이 갈등 해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종 조정회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첫 파업이라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되는 셈이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일개 기업의 문제로 볼 수만은 없다. 포스코는 단순한 개별 기업이 아닌 자동차, 조선, 건설, 기계, 에너지 등 국내 제조업 전반에 소재를 공급하는 철강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포항과 광양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포스코 노사 갈등이 실제 파업으로 번질 경우 생산 차질을 넘어 전후방 산업의 납기 안정성과 공급망 신뢰까지 흔들 수 있어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바라보게 된다.

노조의 요구에도 나름의 배경은 있다. 현장 근로자들은 장기간 이어진 산업 전환과 비용 절감 과정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특히 지주사 체제 이후 철강 현장에서 창출된 성과가 어디에, 어떻게 배분되고 있는지에 대한 불신도 갈등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에 회사측은 철강 업황 둔화와 수익성 악화, 탄소중립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기본급 인상률 등 노조의 요구와 회사가 제시한 수준은 제법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는 해법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노동의 정당한 보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기업의 지불 능력과 산업 현실을 외면한 요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반대로 위기만을 앞세워 현장의 불만을 억누르는 방식 역시 갈등을 키울 뿐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명분 싸움이 아니라 숫자와 현실에 기반한 성실한 교섭이다.

거의 매년 갈등이 반복됐던 현대제철 노사는 올해 15차례 교섭 끝에 조기에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파업 대신 합의를 택했고, 회사는 고용 안정과 보상안을 함께 제시하며 접점을 만들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동국제강 등 여러 기업들은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을 포스코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기업별 재무 구조와 내부 갈등의 원인, 지주사 체제에 대한 인식 차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공통점은 있다. 철강산업이 처한 현실은 어느 회사도 가볍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탄소규제, 전기요금 부담, 친환경 설비 투자까지 겹친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는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또 하나의 비용이 된다.

신뢰는 한 번 흔들리면 회복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직접 체험하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노조도 포스코가 처한 경영 환경과 철강산업 전반의 위기를 냉정하게 봐야 하고, 사측은 성과 배분에 대한 문제 제기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포스코의 경쟁력이 무너지면 노동자의 일자리와 지역경제, 협력업체 생태계도 함께 흔들린다.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지만, 지금 철강산업이 감당해야 할 무게를 생각하면 최후의 수단으로 남아야 한다. 지금 포스코에 필요한 것은 첫 파업의 기록이 아니라, 첫 위기를 성숙하게 넘겼다는 새로운 기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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